물질의 변화 · 수소 결합 · 이야기 24/24
왜 물은 얼면 분자 사이가 오히려 더 벌어질까?
권장 경로: 고등학생 (참고용)
대부분의 물질은 얼면 입자가 더 촘촘히 모여 부피가 줄어요. 그런데 물은 얼면 부피가 약 9% 늘어요. 0 °C에서 얼음의 밀도는 약 0.917 g/cm³이고 같은 온도의 물은 약 0.9998 g/cm³예요. 분자가 더 느리게 움직이는 고체에서 분자 사이가 오히려 벌어지는 까닭은 물 분자의 모양과 '수소 결합'에 있어요.
물 분자(H₂O)는 산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두 개가 약 104.5°로 굽은 모양으로 붙어 있어요. 산소는 전기 음성도가 커서 공유 전자쌍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므로 산소 쪽은 부분적인 음전하(δ−), 수소 쪽은 부분적인 양전하(δ+)를 띠어요. 굽은 모양 때문에 이 치우침이 상쇄되지 않아 물은 극성 분자가 돼요.
한 분자의 δ+ 수소가 이웃 분자 산소의 비공유 전자쌍에 끌리는 힘이 수소 결합이에요. 물의 수소 결합은 약 20 kJ/mol로 분자 안의 O–H 공유 결합(약 460 kJ/mol)보다 훨씬 약하지만, 보통의 분자 사이 힘보다는 강해요. 물 분자 하나는 수소 2개와 비공유 전자쌍 2개로 최대 4개의 이웃과 수소 결합할 수 있고, 이 네 방향은 정사면체의 꼭짓점 쪽을 향해요.
얼음에서는 거의 모든 분자가 네 이웃과 수소 결합을 이뤄 정사면체 방향으로 고정돼요. 이 방향을 지키며 이어지면 육각형 고리가 겹겹이 쌓인 구조(보통의 얼음인 '얼음 Ih')가 되는데, 고리 한가운데에 빈 공간이 많이 남아요. 액체 물에서는 수소 결합이 끊겼다 이어지기를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분자가 그 빈 공간 쪽으로 더 가까이 들어갈 수 있어요. 그래서 같은 질량의 물이 얼음보다 좁은 부피를 차지해요.
얼음이 녹은 뒤에도 틈 많은 구조의 조각이 한동안 남아 있어서, 물은 0 °C에서 약 4 °C(정확히는 약 3.98 °C)까지 온도가 오를 때 오히려 부피가 줄고 약 4 °C에서 밀도가 가장 커요. 그래서 겨울 호수 바닥에는 약 4 °C의 가장 무거운 물이 가라앉고, 더 차가운 물과 얼음은 위에 떠요. 얼음 뚜껑 아래에서 물고기가 겨울을 나는 것은 수소 결합 덕분이에요.
직접 확인해 보기
-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물을 담고 얼음 한 조각을 띄운 뒤, 옆에서 보며 얼음이 물 위와 물속에 각각 얼마만큼 있는지 어림해요.
- 얼음의 밀도 0.917 g/cm³와 물의 밀도 약 1.00 g/cm³로 물속에 잠기는 비율(약 92%)을 계산하고, 관찰한 비율과 비교해요.
- (선택) 뚜껑 없는 플라스틱 컵에 물을 채우고 수면을 표시한 뒤 얼려, 얼음 윗면이 표시보다 얼마나 올라왔는지 재요.
안전 유리컵이나 유리병은 얼 때 깨질 수 있으니 플라스틱 컵만 써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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